수원상간소송변호사 ‘겁 많은 딸’이 첫 재판 서기까지 1년7개월…똑같은 ‘아픔’들 모여 곁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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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진씨의 아버지 강대규씨(사고 당시 64세)는 경북 문경의 한 화재 복구 현장에서 패널(건축용 널빤지)을 지붕에 설치하다 추락해 숨졌다. 동료 2명이 지붕에서 크레인에 매달린 패널을 잡았는데 패널이 그대로 회전해 강씨를 쳤다. 패널은 약 66㎏에 달했다. 사고 당시 강씨는 안전모를 쓰지 않았고 추락을 막을 어떤 장치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3월 당시 현장소장 등 관리자 2명을 업무상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지난해 1월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50명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된 뒤 일어난 사건이라 대표이사도 같은 법 위반 혐의(산업재해 치사)로 기소됐다.
첫 재판날까지 효진씨는 “모든 것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재판정에서 아버지를 비난하는 말이 오가고 합당한 처벌이 내려지지 않을 것을 상상하며 밤마다 울곤 했다. 그때마다 그를 달랜 건 다른 산업재해 유가족들이었다.
이날도 효진씨를 응원하기 위해 유가족과 활동가들이 모였다. 드라마 현장의 부당함을 고발하고 숨진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씨는 충남 천안에서 상주까지 2시간 차를 몰고 왔다. 이씨는 “효진씨도 한빛이 추모제에 참석하려고 먼 길을 왔었다”며 “힘을 보태려고 오는 거니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용균재단의 활동가들도 긴장한 효진씨를 다독였다. 효진씨는 “먼저 싸워온 유가족들이 응원해주지 않았으면 재판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동안 스스로 초라해 보였는데 이제 ‘겁쟁이가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다’고 말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들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다만 “고인이 사고 현장에서 자재가 오기까지 기다리지 않고 먼저 나와 있었다”며 “고인의 과실도 일부 개입된 사고”라고 주장했다.
마지막 변론에서 피고인들은 판사를 향해 “유족들에게 죄송하다”면서도 재판정에서 마주친 효진씨와 가족들에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검사는 관리자 2명에게 각각 징역 1년6개월과 금고 1년을, 대표이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행위자와 법인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주식회사 DHR엔 벌금 2억원을 구형했다. 효진씨는 “피고인들의 태도에서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면서도 “검찰이 집행유예를 구형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재판 결과는 다음달 17일 나온다. 효진씨는 “선고가 나면 아빠 사건은 끝나겠지만 여전히 저처럼 외로운 싸움을 하는 사람들이 계속 생길 것”이라며 “그런 사람들에게 계속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한 남성에 의해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전날 대통령궁에서 교육부 청사로 걸어가던 중 누군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면서 “그는 범죄를 저질렀고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내가) 멕시코 여성이라서 겪게 된 일이며 대통령 당선 전 학생이었을 때에도 이런 일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SNS에 올라온 사건 당시 영상을 보면, 셰인바움 대통령은 수행원들과 함께 멕시코시티에서 걷다가 시민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잠시 멈춰 섰다. 그사이 한 남성이 셰인바움 대통령 뒤쪽으로 접근해 손을 뻗어 그의 목에 입을 가져다 댔고, 상체 부위를 손으로 만졌다. 그 뒤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남성을 제지했고, 셰인바움 대통령은 침착함을 유지한 채 주변에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피의자는 사건 당일 오후 당국에 의해 체포돼 현재 구금된 상태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취해서 기억나지 않았다” “그(피해자)가 대통령인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마초 국가’ 멕시코에서 ‘성평등 개헌’ 이끌다···셰인바움 대통령의 1년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 경찰은 동일 인물이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신고 두 건을 접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한번은 길을 지나가던 20대 여성의 신체를 만진 사건이라고 멕시코 일간지 엘우니베르살은 전했다. 피의자는 공공장소에서의 음주와 공공질서 위반 등 전력으로 인해 세 차례 민사소송에서 피소되기도 했다.
멕시코시티 형법에 따르면 성희롱·성추행 범죄는 징역 1년에서 3년형을 받을 수 있다.
클라라 브루가다 멕시코시티 시장은 “여성 대상 폭력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을 다시 한번 약속한다”며 “대통령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를 괴롭혔다. 그것은 우리(여성) 모두를 괴롭힌 것”이라고 밝혔다. 브루가다 시장은 멕시코시티 첫 여성 시장이었던 셰인바움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여성 시장으로 당선된 인물이다.
브루가다 시장은 “우리는 모든 것을 바꾸기 위해 모두가 (대통령직에) 도달한 것”이라며 “그 어떤 소녀도 자신이 하찮게 여겨져선 안 된다는 걸 알며 성장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나는 혼자 이 자리에 온 게 아니다. 우리(여성) 모두 (대통령직에) 도달한 것”이라는 셰인바움 대통령의 취임 연설을 빌린 발언으로 풀이된다.
[플랫]‘여성 정치인’에게 더 악랄한 ‘극우의 위협’ …스웨덴 베테랑 정치인의 씁쓸한 퇴장
지난해 10월 멕시코 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한 셰인바움 대통령은 1억3000여만 인구를 이끌고 있다. 가부장적 문화가 남아있는 멕시코는 ‘마초 국가’라고 불리기도 하며 페미사이드(여성이란 이유로 살해되는 것), 성폭행, 가정폭력 등 여성 대상 범죄가 일 년에 수십만 건씩 일어나고 있다.
유리천장을 뚫고 국가 최고위직에 오른 여성 정상이 원치 않는 신체 접촉에 노출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총리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 입술 키스 인사를 시도했다가 다카이치 총리가 이를 피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비치며 논란이 일었다.
▼ 윤기은 기자 energyeun@khan.kr
7일 코스피가 장중 낙폭을 키우면서 3900선도 내줬다.
이날 오후 1시40분 기준 코스피는 전날보다 128.46포인트(3.19%) 하락한 3897.99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장중 4100선을 넘기며 반등했던 코스피는 불안심리가 재차 고조되며 지난 5일에 이어 재차 3900선을 밑돌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외국인이 2000억원 넘게 순매수에 나서며 장중 상승전환하기도 했지만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낙폭이 가팔라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5016억원 순매수하고 있지만 외국인이 2536억원, 기관이 2517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SK하이닉스(-4.05%), 두산에너빌리티(-4.29%), 한화에어로스페이스(-6.49%), HD현대중공업(-4.86%) 등 주요 대형주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지수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전체 유가증권시장 종목 중 상승 종목이 10% 안팎에 그칠 정도로 장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도 3.5% 넘게 하락하면서 860선까지 밀린 상태다.
이날 국내 증시가 급락세를 보인 것은 불안심리에 환율이 크게 오르고 있는 데다, 미·중 갈등 재현 우려가 나오는 등 거시여건이 악화된 것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장보다 8.95원 오른 달러당 1456.65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4월 초 이후 최고치다. 최근 거시 불안을 반영해 위험통화인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환율이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엔 그나마 실적 기대감과 한·미 정상회담 등 호재를 반영해 환율 상승에도 외국인이 유입됐다면 최근엔 마땅한 호재도 부재한 만큼 환율 상승이 외국인 이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저사양칩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미·중 갈등 우려도 확산됐다. 중국 10월 수출이 전년대비 1.1% 감소하는 ‘쇼크’를 내면서 한국 경제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국내 증시의 악재 요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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